1765년 8월, 동인도회사는 젊은 무굴 황제를 무찌르고 그를 압박하여 그의 가장 부유한 속주들에 영국 상인들이 운영하는 새로운 행정 체제를 수립하도록 했다. 이 체제는 가차 없는 사병 조직을 통해 세금을 징수했는데, 오늘날이라면 강제적 민영화 행위라고 부를 법한 일이었다.
동인도회사의 설립 헌장은 애초에 '전쟁을 수행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고, 회사는 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 새로운 정부의 수립은 동인도회사가 비단과 향신료를 거래하던 평범한 국제 무역회사에서, 다국적 기업의 탈을 쓴 공격적인 식민 권력으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 40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는 영국군의 두 배에 달하는 약 20만 명의 병력을 양성했고, 인도 아대륙 전체를 굴복시켜 먼저 벵골을 정복한 뒤 1803년에는 마침내 무굴 제국의 수도 델리마저 손에 넣었다. 회사의 세력은 히말라야 이남의 거의 모든 인도 지역이 사실상 런던의 한 이사회실에서 통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나키》는 세계에서 가장 장대했던 제국 중 하나가 어떻게 와해되어, 수천 마일 떨어진 해외에 본사를 둔—그것도 폭이 창문 다섯 개에 불과한 작은 건물에 자리한—위험할 정도로 규제받지 않는 한 민간 회사로 대체되었는지를 들려주는 놀라운 이야기다. 이 회사는 오직 멀리 떨어진 주주들에게만 책임을 졌다. 윌리엄 달림플은 지금까지 가장 야심 차고 흡인력 있는 이 책에서, 전례 없는 방식으로 동인도회사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최초의 글로벌 기업 권력에 관한 시의적절한 경고의 우화를 펼쳐 보인다.
Colombo, Galle Road에 위치한 Barefoot Bookshop에서 공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