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대학교(University of Adelaide)에서 활동하는 인류학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가 엮은 크리켓 글 모음집이다. 수록된 글의 대부분은 로버츠 자신이 크리켓에 관해 쓴 글들이며, 여기에 피터 로벅(Peter Roebuck), 마크 니콜라스(Mark Nicholas), 하르샤 보글레(Harsha Bhogle), 마이크 코워드(Mike Coward), 토니 코지어(Tony Cozier), 삼빗 발(Sambit Bal) 등 다른 크리켓 저술가들의 재수록 글이 함께 실려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글들은 무탸 무랄리다란(Muttiah Muralitharan)을 다룬다. 그의 투구 동작, 그에 대한 노볼 판정, 그리고 던지기 반칙 규정을 둘러싼 오랜 논쟁이 주제다. 로버츠는 책 전반에 걸쳐 이 주제로 거듭 돌아오며, 그를 둘러싼 기술적·법적·대중적 논쟁이 이 책의 중심축을 이룬다.
그 밖의 글들은 스리랑카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크리켓이 행해지고 관람되던 당시의, 이 스포츠의 더 추악하고 정치적인 측면들을 다룬다. 선수와 관중에 의한 폭언, 살해 협박, 폭탄 테러, 승부 조작, 쓰나미의 여파, 대표팀 선발을 둘러싼 논란, 그리고 세계 크리켓과 그 운영 기구의 정치 등이 주제로 다뤄진다. 이 글들은 해당 사건들이 일어난 시점에 가까운 시기에 쓰여, 훗날 돌아보는 역사 서술이라기보다는 당대의 시사 평론에 가깝게 읽힌다.
로버츠는 스리랑카 역사학과 인류학 분야의 학자 경력을 거쳐 크리켓 글쓰기로 넘어왔으며, 그의 다른 저서로는 Sinhala Consciousness in the Kandyan Period와 Confrontations in 스리랑카가 있다. 이러한 배경은 이 책의 접근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 크리켓을 순수한 스포츠라기보다 사회적·정치적 무게를 지닌 주제로 다루며, 스리랑카의 크리켓을 국제 무대의 크리켓과 함께 시야에 두고 있다.
이 책은 스리랑카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안정된 강호로 자리 잡아가던 시기의 스리랑카 크리켓을 따라온 독자들, 그리고 당시 논란이 되었던 무랄리다란 사건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적합하다. 또한 크리켓이 어떻게 글로 쓰이는지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데, 호주, 카리브해, 인도, 잉글랜드 출신 기자와 해설자들의 글을 함께 실음으로써 로버츠 자신의 글을 동일한 주제를 다룬 다른 목소리들과 나란히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하면서 스리랑카 독자와 국제 독자 모두를 겨냥해 출간된 이런 성격의 크리켓 글 모음집은 흔치 않으며, 이 책은 스리랑카 스포츠 문학을 수집하는 이들에게도 관심을 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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